‘파행’ 시사저널 끝내 직장폐쇄…사태 장기화 우려

Ideas 2007. 1. 23. 08:51

지난 5일부터 편집권 독립을 위해 파업하던 시사저널 노조에 맞서 회사측이 직장폐쇄 조치를 22일 전격 단행했다.

금창태 시사저널 사장은 “노조가 사무실에 플래카드를 붙이고 회사를 비방했다”며 “직장폐쇄는 사용자의 정당한 권한”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19일 금사장이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 관련 기사를 인쇄과정에서 일방적으로 빼면서 촉발된 시사저널 사태는 파업에 이은 직장폐쇄로 인해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노사 의견차가 워낙 커 사태는 장기화될 조짐이다.

지난해 6월 삼성 사태 이후 노사는 평행선을 달려왔다. 당시 기사가 삭제된 것에 항의하며 시사저널 기자들은 금사장의 업무지시를 거부했고 이윤삼 편집국장도 사표를 제출했다. 사측은 이국장의 사표를 바로 수리하고 지시에 불응한 기자들을 전원 징계했다. 기자들은 노조를 결성한 뒤 금사장에게 편집권 독립을 요구했다. 하지만 수차례 협상은 결렬됐다.

사측은 편집위원을 대거 채용한 뒤 노조가 파업하자 제작에 투입했다. 이달초 899호부터 3차례에 걸쳐 대체인력이 제작한 시사저널이 발행됐다. 시사저널 기자와 독자들은 이를 ‘짝퉁 시사저널’이라고 부르며 비판하고 있다.

이 과정에 특정언론사 출신 기자들이 대거 투입된 것도 논란거리다. 편집위원 16명 중 6명이 중앙일보 전직 기자들이다. 중앙일보 현직 간부들이 외고형식으로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금사장은 중앙일보 사장 출신이다.

이에 대해 중앙일보 강주안 노조위원장은 “우리 노조원은 관계가 없고 비노조원과 전직 선배들이 참여한 것”이라며 곤혹스러워했다. 게다가 사실상 편집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 ㄱ편집위원은 삼성 고위직을 지낸 인물이다. 삼성 기사 삭제를 둘러싸고 노사가 싸우는 와중에 삼성 출신 인사가 안방을 차지한 모양새다.

파업중 대체인력 투입에 대해 불법 논란도 제기된다. 노조는 서울중앙노동위원회에 회사를 고소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전 중앙일보 기자 ㄱ씨는 “금사장의 간곡한 요청과 정간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서 대체인력으로 투입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 기사와 관련해선 노사의 주장이 엇갈린다. 금사장은 “일부의 주장으로 기사를 작성해 손해배상의 위험이 커서 편집인의 정당한 권한으로 기사를 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시사저널 노조는 “사실관계를 충분히 취재하고 작성한 기사이며 편집인이 일방적으로 기사를 인쇄과정에서 뺄 권한은 없다”고 주장했다.

언론계에서는 시사저널 사태 진행과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서명숙 전 시사저널 편집국장은 “이번 사건은 한국언론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언론을 통제하는 것은 더이상 권력이 아니라 자본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정일용 기자협회장은 “편집권은 편집인이나 기자 한쪽에만 있는 것이 아니며 편집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것”이라면서 “금사장은 기자들과 편집권 보장과 관련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준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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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s Eye
그게 무슨 시사저널이냐.. 신문에 끼워주는 찌라시라고 해라.. 기자들은 나름대로 기자정신에 입각하여 국민들을 위한 기사를 써도 편집장도 아닌 사장이 짤라버리니 사장입맛에 맛는 기사만 나오잖냐.. 그것이 회사 사보와 다를게 무엇인가? 도대체 그 저널은 누구를 위한것인가.? 다른 기자분들에겐 죄송한 이야기지만 그냥 회사를 떠나시는게 자존심을 지키는 것 같다. 글쓰는 사람으로써의 자존심을 지켜줄줄 아는 경영인이 되기 전엔 매번 회사 사보만 만들게 될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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