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생산방식의 도입

Ideas 2007. 1. 18. 10:11

* 지금까지 한국을 비롯한 해외 각국의, 심지어는 일본에서도 많은 제조업 관련기업이 '토요타 생산방식(Toyota Production system)'의 도입에 도전!해왔고 지금도 그 도전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알려질만큼 알려져 있는 TPS임에도 불구하고 그 도입에 성공한 기업이 많지 않은 점이다. 이번 글에서 도입실패의 이유가 무엇이며, 그 실패경험을 성공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를 살펴보고자 한다.(숙제나 답변, 영리 등을 목적으로 한 본문의 일부 및 전체복사와 퍼가기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이용을 불허합니다)
- 출처 : 네이버 지식인 (ID: manbong1717)


 

* TPS도입에 실패하는 기업의 태도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간판(カンバン)방식이란 하는 도구(tool)나 기술(technic)을 도입했다는 그 자체에 만족해버리고선 토요타 생산방식을 계속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관리진들이 토요타생산방식의 도입을 자신의 문제로써가 아니라 현장(의 임직원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간주하는 잘못된 사고방식이 존재한다.

*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인 토요타 자동차의 경영을 지금까지 수많은 기업이 보고 배우려 해왔다. 그러한 움직임은 자동차를 위시한 제조업체(maker) 뿐만이 아니라 유통 등 비제조업 기업에까지 퍼져있다.

특히 제조업체는 '토요타 생산방식'이라고 일컬어지는 동(同)회사의 효율적 자동차 생산방식을 받아들여 제조현장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제조비용을 절감시키고자 노력해왔다. 그러나 토요타 생산방식의 도입에 성공'하고 있는'(성공한! 이 아니란 점에 주목하시라. TPS는 언제까지고 진행형인 체계이다!) 기업은 많지 않다.

예를 들어 '얌마'와 같은 일본의 중견기업도 오랜 기간에 걸쳐 토요타 생산방식을 연구하여, 자사(自社)의 제조현장에 도입시키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여태껏 토요타류의 생산방식이 제조현장에 정착해있다고 하기는 어려운 것이 실정이다.

토요타 생산방식의 생부(生父)격인 토요타 자동차의 전 부사장 고(故) 오오노 타이이치(大野耐一)씨가 직접 지은『토요타 생산방식』(다이아몬드 사)를 비롯, 이 방식을 소개한 서적은 서점 곳곳에 넘쳐난다. 게다가 이 방식을 실천해 온 수많은 OB가 고문(consultant)으로써 이 방식의 도입을 다른 기업에 가르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이 도입에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닛케이 비즈테크(2005년 5월 30일호)는 전형적인 실패 사례를 4가지 제시했는데 토요타생산방식에 관심을 갖고 있을 경제학도를 위해 그것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JIT나 일관공정(1個流し) 따위의 토요타 생산방식의 도구나 기술을 제조현장에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성이 향상되지 않고, 목표 이익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토요타 생산방식의 생부인 오오노 씨는 말한다. "나는 옛날부터 노력 같은 것은 평가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결과가 나쁘면 아무리 노력했다 하더라도 아무것도 아니다. 돈벌이가 되지 않는 일은 (처음부터 시작 자체를) 해서는 안 된다! (시작)하는 이상은 절대로 돈벌이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토요타는 성과를 철저하게 중시한다. 생산현장 뿐만 아니라 그룹기업 전체에 구석구석 침투해있다. 토요타를 모방하려는 기업의 경우는 성과를 철저하게 중시하는 사고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으므로 그러한 사고방식이 몸에 배여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토요타 생산방식의 도구나 기술만을 도입하고자 하므로 당연히 실패하는 것이다. 그런 상황은 현재 성과주의 인사제도의 도입실패가 빈발하는 모습과 흡사하다.

둘째로 토요타 생산방식을 전승할 지도자(leader)의 육성이 충분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다.

토요타 생산방식을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의 다수는 '우리 회사에서도 인재 육성제도는 확립되어있고, 기능하고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토요타에서는 제조현장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현장이나 영업현장 등 각 직장에서 정말 스승(師匠)이라 부를만한 지도자가 존재하여, 제자(직원)와 밀전한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일상 업무를 통해 서로가 자극을 줘가면서 스승의 가르침에 의해 제자의 능력이 매일 향상되어간다. 유감이지만 많은 기업이 이러한 교육환경과 신뢰관계를 만들어 내고 있지는 못하다.

셋째로 작업개선이나 개혁등의 현장 능력이 전문가 수준에까지 이르지 않은 점이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토요타의 수많은 OB가 토요타 생산방식을 전수하는 고문으로써 활약하고 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토요타에서 익힌 경험이나 노우하우(숙련기술)가 전문가로써 외부기업에서 가르칠 정도의 수준에 이르러 있기 때문이다.

토요타 생산방식의 도입을 시도했던 기업 중 다수는 이 만큼의 전문가 정도의 인재를 자사 안에서 육성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토요타로부터의 지원에 의지하고 있다.

넷째는 토요타 생산방식의 도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자각증상이 없는 점이다.

부품 배치에 '간판'을 이용한다든가 '행등(アンドン:조립 등의 흐름 상태를 표시해주는 일종의 램프)을 제조현장에 설치한 것에 만족해버리곤, '이익이 달성되지 않고 있다', '지도자가 길러져 있지 않다', '현장 개선-개혁 능력이 전문가 수준에 이르러 있지 않다'는 상황을 실패라고 인식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토요타생산방식의 외형을 도입해서 이익이 오르지 않는 상황과 자사방식을 개발해서 이익을 올리는 상황 둘 중에 어느 것이 참된 성공인가? 당연히 후자이다. 그러나 토요타생산방식을 도입하는 기업은 그 방식의 참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보인다.

그렇다면 이러한 4가지 실패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요인은 크게 3가지로 나눠진다.

첫째 요인은 경영진 수뇌부의 각오가 서있지 않은 것이다.

토요타 생산방식을 현장에서만 행하는 단순한 업무개선 연구라고 받아들이곤, 담당 중역이나 추진부서에다가 도입을 완전히 방임해버린다. 토요타의 경영수뇌처럼 정기적으로 현장에 가서, 현장 상황을 관찰하며 문제점을 지적한다든가, 현장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든가 하는 일이 없다. 필자도 기후현에 있는 토요타자동차의 1, 2차 협력업체를 방문해본 적이 있는데 흥하는 기업의 사장은 책상위에서 사인하는 시간과 현장에서 개선안을 고민하는 시간의 비율이 4:6이라고 대답을 했었다. 반면 부품생산을 직원들에게만 맡기고 자신은 고급승용차를 몰고 사교 골프를 치기에 바쁜 사장도 있었다. 토요타자동차는 냉정하다. 자신이 요구하는 가격과 질에 미달하는 협력업체와는 거래를 이어가지 않는다.

둘째 요인은 성과를 지나치게 단기적으로 요구하는 것이다.

토요타 생산방식의 역사를 거슬러올라가면, 아직 공장이 하나밖에 없던 1955년, 오오노 씨를 위시한 토요타와 그룹기업 사원이 일본능률협회의 생산기술연구회에 참가했다. 이것이 토요타 생산방식이 탄생하는 발단이 되었다.

이 방식은 그 뒤, '계속적 개선' 이라고 불러도 좋을만한 토요타의 경영철학을 배경으로 해서, 50년이란 장시간에 걸쳐 계속 진화해온 것이다. '하룻밤 장 담그기'식 도입을 꾀하는 단기적 연구로는 성과가 오를 리가 없다. 반짝 착상(idea)으로 한 때 좋은 부품을 만들어 냈다 하더라도 그것이 장기적으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는 없다.

셋째 요인은 조직의 힘을 끌어내는 구조나 유인이 만들어져 있지 않은 점이다.

토요타에 현존하는 구조나 수법을 베끼는 일에 힘을 쏟고는, 조직이나 수법을 만들어낸 토요타의 경영철학, 예를 들어 인간의 지혜를 극한까지 끌어내고자 하는 정열, 그것을 떠받히고 있는 조직력이나 인간 자체의 힘 등의 부분에는 눈을 돌리지 않는 실수를 한다.

앞서 얘기한 일본능률협회 생산기술연수회는 강좌가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개선활동을 행하는 연수다. 연수회 강사로, 나중에 일본능률협회에서 독립한 신고 시게오(新郷重夫) 씨의 지도를 받으면서 토요타는 단순한 조직이나 수법만이 아니라 개선을 계속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문화를 현장에서 배웠다.

이 문화는 토요타에 면면히 이어지는 DNA가 되었다. 개선을 계속적으로 해나가는 문화를 조직에 뿌리박는 것이 토요타 생산방식을 도입할 때 빠뜨려선 안 되는 일이다.

* 도입을 성공으로 이끌어가는 요점

그렇다면 이제 토요타 생산방식의 도입을 성공시키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보자.

첫째는 경영수뇌가 토요타 생산방식의 도입을 회사의 최중요과제로 삼고 '자신이 직접' 도입의 깃발을 휘두르는 일이다. 적어도 매달 한번은 수뇌가 직접 제조현장에 가서 현장의 개선활동에 참가해야만 한다. 필자가 통역으로 참가했던 삼성기업의 협력업체 사장단분들의 경우, 분명히 회사일 밖에 모르는 열심인 분들이었다. 그러나 그 분들의 현장 참여시간은 효율이 높은 일본 협력업체에 비해 상당히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둘째는 현장에서 생산활동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이 현장의 문제점을 발견하는 눈을 키우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혜를 짜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험이나 지식에 구속받지 않고 지혜를 만들어내는 훈련을 빠뜨릴 수 없다.

보기를 들자면, 모범 부서를 만들어 그곳에서의 연구를 사내나 관련기업에 수평전개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강제적으로 어쩔 수 없이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연구할 분위기를 양성하려면, 누구라도 배우고 싶은 활기넘치는 모범부서를 설립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내 인재와 자금, 설비를 아끼지 말고 투입해서 모범부서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모범직장에서의 연구(성과)를 수평전개할 때는, 추진실과 같은 조직을 두어 솔선하는 것이 아니라, 자주연구회와 같은 자발적 모임을 통해서 넓혀가는 형태가 바람직하다.

셋째로 중요한 점은 도입에 실패했을 경우, 그것을 감추지 말고 사내에 공개해서 실패요인을 분석하여 그 분석결과를 살려서 성공으로 잇는 일이다.

토요타가, 그 거대한 공룡기업 토요타가 무려 50년에 걸쳐 진화시켜온 체제를 도입한다고 하는 엄청한 도전이다. 다양한 장벽에 부딪쳐 문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발생하는 게 오히려 자연스런 결과다. 실패가 잇따르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실패의 요인분석을 게을리 하지 말고 하나하나 극복해서 한발씩 착실하게 성공에 다가간다!는 그런 자세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현장 개선을 성공시킨 지도자를 경영수뇌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말하자면 평사원의 노력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토요타의 오오노 씨는 부사장이 되었고, 그 제자인 쵸(張) 후지오 씨는 현재, 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오오노 씨의 저서 『토요타 생산방식』에는 이익이 되지 않는 낭비는 배제한다!는 강력한 열망에서 이 방식을 짜내게 된 경위가 나타나 있다. 조직이나 수법은 그것이 완성되는 순간부터 진부해지기 시작한다. 조직이나 수법은 일과성에 지나지 않으므로, 조직이나 수법을 만들어내는 원천이 되는 '사고'를 전수받으면서 조직이나 수법을 개선하여 항상 변화시켜가는 일이 중요하다. 토요타는 이 '사고'의 인계에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그 증거로 우리들은 토요타의 공장이나 계열 부품제조사를 방문할 때, 또는 토요타 출신의 고문인 분들과 얘기할 때 집요할 정도의 개선 정신을 느낀다. 이러한 '사고'의 인계에 눈을 돌리지 않고, 문자로 표현가능한 지식, 이른바 형식지(形式知)만을 이식하고자 하는 기업은 언제까지고 '도입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도입할 수 없다'라고 하는 다람쥐 챗바퀴도는 듯한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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